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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푸소이야기

[푸른꿈나무의집] 24.09.03~24.09.06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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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
댓글 0건 조회 213회 작성일 24-09-07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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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병풍처럼 펼쳐진 덕룡산줄기와 앞으르는 멀리 보이는 강진만. 

풍수를  잘 모르는 얼치기가 한마디 보태자면 비록 좌청룡 우백호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괜찮은 자리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거기다가 생활력 강해 자식들까지 잘 키운 부모가 있다면 더 길게 말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뉴스를 접하다면 짜증이 더해 tv뉴스 안본지 오래고 거기다가 살인적인 더위에 지쳐 잠시 번잡한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위해 선택했던 강진일주일살기. 푸른꿈나무의 집은 인가로부터 뚝 떨어진 독립된 가옥이라 번잡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딱 내 스타일이었다. 오랜만에 내 새벽잠을 깨우던 닭 우는 꼬꼬댁 소리와 이름모를 풀벌레소리를 들으면 오랫동안 가보지 못한 시골집에 온 듯 느낌은 시골에서 자라난 촌놈들만이 가지고 있는 잊지 못하는 기억중의 하나이다.

거기다가 처음 보는 나에게 쪼르르 달려와 배를 드러보이며 재롱을 떨던 똘똘이(이름마저없는 새끼라 내가 이름 지어주고 왔다)는 내가 읍내에서 마실 거 사며 사다주었던 닭고기육포에서 반했는지 새벽부터 창문앞에 얌전히 앉아 내가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야말로 전혀 교육을 받지 않은 시골강아지임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하는 천재성을 보였다.(마당이 있으면 데리고 와서 키우고 싶을 정도로.  아직 마당 딸린 집을 살 능력이 안돼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강진일주일살기에는 돌아서는 잊어버리는 5성급 호텔처럼 입에 발린 화려한 미소는 없다. 대신 처음에는 좀 밋밋하더라도 기억에 오래남는 은근한 미소가 있다. 마치 내 고향 경주 남산 마애불의 미소처럼, 푸른꿈나무 아저씨 아줌마도 역시 그런 분이었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지쳐 한동안 세상과 사람들을 피하며 살았던 내 마음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지는...그렇다고 우리가 엄청난 대화를 한 것은 아니다. 나는 말보다 가슴으로 대화하는 사람이고....그분들 역시 눈빛으로...

 강진일주일살기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푹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또 이용객들이 강진에서 먹고자며 쓰는 돈들이 대부분이 강진군 농민들과 소상공인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니까(예를 들어 우리가 비싼 호텔에서 먹고자면 그 돈이 지역사회에 남는 것이 것이 아니라 기업과 대도시로 빨려올라가는게 대부분이다) 우리가 강진에서 놀면 놀수록 강진군은 좋아질 것이다.

흔희 하는 말로 누이좋고 매부좋고.  

이용객의 한사람으로 강진일주일살기를 기획하고 실행에까지 옮긴 강진군문화관광재단의 용기에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푸름꿈나무의 집의 장점 하나는 물맛 하나가 끝내주게 좋다는 점이다. 서울에서 사간 생수보다 더 맛있을 정도로.....생수보다 더 맛있고 산소가 듬뿍 녹아있는 물에 샤워를 했으니 며칠만에 거칠었던 내 피부가 부드러워졌을 정도였다....다만 시골이라 모기나 벌레들을  좀 볼 수 있는데....이것 또한 그만큼 환경이 오염되지 않고 자연이 살아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그런거 질색인 성격 까탈스러운 사람들은 소독약으로 떡칠한 오성급 호텔로 가라. 세상은 다 생각하는 대로 누리게 마련이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내가 뭔가를 얻으려면 다른 사람의 가슴부터 열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내 가슴의 벽부터 먼저 열어라. 그러면 뭔가 보일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이번 강진 일주일 살기는 책에서만 배운 그 지식을 평범한 우리 이웃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교훈이었다. 그리고 팁 하나를 더 하자면 운이 좋으면 우리 부부처럼 푸름꿈나무의 집 쌍둥이 손녀딸의 미소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 그 황홀한 젓비린내....잊지 못할 아름다운 기억중의 하나다.

 그래도 역사 가장 눈에 밟히는 것은 내가 이름까지 지어주고 온 생각하는 강아지.... 똘똘이다.

녀석이 오랫동안....무사히....그리고 현명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최소한 우리 부부가 다시 푸름꿈나무의 집을 찾아가 ....편안한 잠을 자볼 수 있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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