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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세미로에서의 밤은 낯선 곳에서의 긴장보다 편안함이 먼저였다.
한옥으로 지어진 집으로 연못이 자리 잡고 있었고, 주변에 빨간 글라디오스는 주인분의 인품만큼이나 고운 빛깔로 피어 있었다. 밤에는 마당에 서 별을 볼수 있었고,풀벌레 소리가 계곡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깊은 정취를 만들고 마음은 한결 고요해졌다.
정원 또한 인상적이었다. 손이 많이 간 듯 구석구석 정갈하게 꾸며져 있었고, 돌 하나, 나무 하나에도 주인의 애정이 배어 있었다.
매일 아침, 상 위에 차려진 밥상은 더욱 따뜻한 울림을 주었다. 계절을 담은 정갈한 반찬과 직접 담근 신맛장아찌, 아삭한 파김치...감사한
자연밥상! 지인에게 받으신 청무화과도 담아주셨다.
정갈하게 차려주신 아침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집을 찾은 손님을 향한 진심 어린 환대였다. 마치 오랜만에 찾은 언니네 집처럼 편안했고, 인정이 넘치는 그 마음이 밥상 위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온세미로에서의 시간은 한옥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소리,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작은 축복 같았다.
그것은 여행 중 잠시 머문 집이 아니라, 마음이 쉬어간 한 자락의 삶이었다.